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241019 /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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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는 안 될 것 같을 때마다 책을 읽는다. 엄청 자주 읽는다는 얘기다. 그러고 나면 나는 미세하게 새로워진다. 긴 산책을 갔다가 돌아왔을 때처럼. 현미경에 처음 눈을 댔을 때처럼. 낯선 나라의 결혼식을 구경했을 때처럼. 어제의 철새와 오늘의 철새가 어떻게 다르게 울며 지나갔는지 알아차릴 때처럼. 어느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처럼. 나는 사랑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난다. 내일도 모레도 그럴 것이다.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241019 /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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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한 생에서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잖아. 좌절이랑 고통이 우리에게 믿을 수 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주니까. 그러므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다시 태어나려고, 더 잘 살아보려고. 너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그러느라 이렇게 맘이 아픈 것일지도 몰라. 오늘의 슬픔을 잊지 않은 채로 내일 다시 태어나달라고 요청하고 싶었어. 같이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자고. 빛이 되는 슬픔도 있는지 보자고. 어느 출구로 나가는게 가장 좋은지 찾자고. 그런 소망을 담아서 네 등을 오래 어루만졌어.
사랑할 힘과 살아갈 힘 241019 /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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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지 뭐야. 하지만 또 어느날에는 태어나서 참 좋다고 말하는 날이 또 오게 될 것을 알아. 시인 쉼보르스카가 말했듯 두 번은 없을테니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없이 죽기까지 우리는 모든 일을 꼭 한 번씩만 겪어.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지. 두 번의 똑같은 밤도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어. (...) 사랑할 힘과 살아갈 힘은 사실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어.
미래의 정의 241019 /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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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며 생각했어. 윤리란 나의 다음을 상상하는 능력일지도 모르겠다고.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 241019 /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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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우리는 그들이 슬퍼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된다. (...) 그것은 세계의 군열이었던 그 상실을 봉합할 정당한 언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처를 위로할 합당한 단어와 문장들이. 말을 지탱하는 법과 규범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슬픔을 통해 항변하려 했던 것은 부당함이었다.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241019 /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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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그게 어떻게 나에 대한 칭찬인지 모르겠어요.
-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했어.
영원한 적 241019 /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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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말살하려는 것인가. 진심인가. 진정 상대를 파멸시키는 것이 좋겠는가.
적은 말살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로 인해 적이 당신 안에서 영원한 것이 되어 버리지는 않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는가.
보노보노 241019 /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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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병이잖아 고치기 위해서 살기로 했어 분명 살아가는 게 낫게 해줄 거야
말할 수 없는 남매 241019 /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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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더 원하는거야. 걔가 널 새카맣게 만들걸.
부기영화 241019 /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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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고작 글씨로 채워져있는 종이 뭉치에 푹 빠져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치한 영화를 보면서 열광하고 심지어 장난감까지 수집합니다. 잔디밭에서 22명이 작은 공 하나를 차려고 발버둥 치는 행위에 수십억명이 열광하고, 매일 저녁 TV앞에 모여 앉아 눈물을 훔치기도 하죠. 퇴근 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시계를 보고, 나를 사랑하는지 확신조차 없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고민합니다. 이 중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요. 이 모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총합을 우리는 삶이라 부릅니다. 그러니 떳떳하게 원하는 곳에 애정을 쏟으세요. 그것이 삶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주진 못해도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순 있으니까요.
반쪽의 이야기 241019 /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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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 노력하고 있어 ‘남아있는나날’도 읽고 있다고.
- 노력해도 소용없어.
- 이게 사랑아냐? 상대를 사랑하는데 노력을 쏟는 것.
- 너네는 지금 햅번에 대해 토론하고 있어.
- 그게 누군데?
- 중력은 외로움에 대한 물질의 반응이다.
- 누가 한 말이야?
- 몰라.
- 그럼 네가 한 말이네.
- 사랑은 엉망진창에 끔찍하고 이기적이고 대담한거예요
- 완벽한 반쪽을 찾는게 아니고 노력하는 거예요
- 손을 내밀고 실패하는 거예요
- 사랑은 괜찮게 그린 그림을 기꺼이 망치는거에요
- 훌륭한 걸 그릴 기회를 위해서
- 이게 정말 네가 그릴 수 있는 가장 대담한 선이야?
- 상대의 그 어떤 것도 바꾸고 싶지 않은 사람을 사랑해본 적 있니
- ...
- ...?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 241019 /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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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에게 241019 /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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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살면서 불가피하게 말을 잘못하고, 잘못된 사람들을 믿고, 과소반응하거나 과민반응하고, 그럴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너무 많이 생각하거나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 파괴적인일을 하고, 여러분의 경험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고, 여러분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완벽하게 좋은 순간들을 망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죄책감을 느끼며, 그 죄책감이 당신을 갉아먹게 하고, 마침내 당신이 만들어낸 고통을 해결하고, 다음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계속해서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거짓말은 하지 않을게요. 이런 실수들이 무언가를 잃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이 단순히 잃는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무언가를 잃을 때 무언가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학교라는 구조와 틀을 떠나서 여러분만의 길을 걷게 될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드는 모든 선택은 다음 선택으로, 또 다음 선택으로 이어지게 되죠. 가끔 어떤 길을 택해야할지 알기 어려운 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스스로를 향해 나서야 할 때가 있을 겁니다. 물러서서 사과하는 게 옳은 때도 있을 것이며, 싸우는 게 옳을 때도 돌아서서 도망치는 것이 옳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당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가지고 버텨야 할 때도 올 것이고 기꺼이 놓아주어야 할 때도 올 거예요. 때로는 진보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낡은 사상을 버리는 것이 옳을 수도 있고 때로는 우리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이 중요한 순간에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절대 모를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해야할까요? 안 할거예요. 무서운 소식을 알려드리자면, 이제 여러분은 혼자서 선택을 내려야해요. 멋진 소식도 알려드리자면, 이제 여러분은 혼자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우리의 본능, 직감, 욕망과 두려움, 상처와 꿈에 이끌립니다. 그리고 당신은 때때로 망치게 될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 생길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극복해 나갈겁니다. 그것으로부터 배워나갈것입니다. 우리는 그 경험을 토대로 더욱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숨쉴수 있을 만큼 충분히 운이 좋은 한 우리는 숨을 들이 마쉬고, 숨을 쉬고 심호흡을 하고 내쉴것입니다.
계속해서 춤을 춥시다, 마치 22년도의 졸업생처럼요.
허준이 241019 /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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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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